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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쉼터’ 매매를 둘러싼 의혹 등과 관련해 “이 일은 법대로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용서한 것 없다”고도 단칼에 짤랐다.

20일 이 할머니가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윤 당선인 관련 의혹에 대해 ‘법대로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 할머니의 측근은 “할머니께서는 기자회견에서 윤미향씨가 집을 샀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그런 것은 법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가 섭섭해하는 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던 것”이라면서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수요집회 방향을 교육적으로 바꾸자는 것’과 ‘나는 집회에 더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날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날 대구 중구의 모처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 10여분간 독대를 했다.

윤 당선인이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이 할머니가 느낀 서운한 감정에 대해 사과하자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신문은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보도와 관련해 이 할머니는 대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용서한 것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할머니 측근은 “사전에 온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 없었는데 왔으니까 손을 잡고 당겨서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며 “그리고 ‘우리가 25일에 기자회견을 하면 그때 오라’는 말을 듣고 돌아가던 윤 당선인이 ‘한번 안아보자’고 해서 할머니도 안아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측근은 “할머니도 마음이 안쓰러우니까 토닥이면서 눈물을 흘린 것 같은데 용서를 함축한 것은 아니다”며 “무릎을 꿇고 울면 여태까지 윤 당선인이 한 행동이 다 용서되고 끝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기사 때문에 할머니가 화가 많이 나셨다”며 “(이 할머니가) 그런 적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이 만나는 과정에 청와대가 중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이야기도 하지 않고 사람을 보내느냐”면서 “그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여야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며 본인 소명이 먼저라는 기존 당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논란 확산에도 외부 기관들의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기 전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국정조사 추진 방침을 내세우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윤 당선인 관련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김영진 총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본인 입장 표명이 우선"이라며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에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김 총괄부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 당선인이 회계 투명성 문제에 관해 정확히 소명하고 그에 따라 본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이후 사법적 판단은 수사기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 지켜보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당선인도 국민이 선출하신 분이므로 당에서 입장을 취하고 결정할 때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이며 사실 관계가 나왔을 때 민주당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향 당선인 의혹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는 통합당은 이날 진상 규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TF를 구성, 위원장에 곽상도 의원을 임명한다고 정했다.

미래한국당이 지난 19일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진상 규명 TF를 구성한 데 이어 통합당도 TF를 구성하면서 두 정당이 공동 전선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논의는 당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여대야소 정국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정조사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정당이 나란히 윤 당선인 관련 TF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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